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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한국은행이 RP 매입과 국고채 단순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음에도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연중 고점권까지 치솟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균열을 알리는 위험 신호입니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도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시장이 정책 당국의 처방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며, 그 배후에는 부동산 PF 부실과 '대마불사' 신화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PF 위기와 도덕적 해이의 악순환
한국은행은 현재의 정책을 부동산 PF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한 필요악으로 설명합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부실 우려가 있는 부동산 PF 규모는 약 20조 원에 달하며, 이 부실이 한꺼번에 터지면 금융 시스템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공포가 정책 결정의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RP 매입은 일시적 자금 부족 해결을 위한 단기 처방전이지만 2024년부터 상시적으로 남발되고 있으며, 국고채 단순 매입은 사실상의 양적 완화로 시장에 직접 현금을 살포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필요악이 아닌 도덕적 해이의 근원으로 비판합니다. 부실한 사업장이나 사업성이 없는 프로젝트들이 중앙은행의 자금 수혈 덕분에 연명하고 있으며, 금융기관들은 위험한 곳에 투자해도 정부와 한국은행이 구제해 줄 것이라는 안이한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시장에 '정부와 중앙은행은 어떻게든 시장을 떠받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불안감을 심어주게 되어 위험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근원은 2022년 둔촌주공 사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시장 원칙대로라면 사업성이 악화된 프로젝트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거쳐야 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시스템 리스크 방지 명분 아래 사실상의 구제 금융을 통해 이 프로젝트를 살려냈습니다. 이는 시장에 '대마불사', 즉 크기가 크면 죽지 않는다는 위험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건설사, 증권사, 저축은행 등 시장 참여자들은 '위험 관리는 필요 없으며, 일단 몸집을 키워 사고를 치면 정부가 어떻게든 살려준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고, 이는 사업성 평가를 뒷전으로 미룬 무분별한 PF 대출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2022년에 작은 종기였던 문제가 2025년에는 거대한 암 덩어리가 되어 경제를 옥죄고 있습니다.
코리아 리스크 프리미엄과 구조적 취약성
글로벌 장기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한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다른 선진국보다 더 가파른 상승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코리아 리스크 프리미엄'이라는 불편한 현실을 반영합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을 바라볼 때 다른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추가적인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그 위험에 대한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인식하는 위험의 정체는 막대한 규모의 부동산 PF 부실과 이를 해결하겠다며 원칙 없이 돈만 쏟아붓는 정책적 불확실성입니다.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경제가 거대한 폭탄을 안고 있는데, 이를 해체하는 대신 시간을 벌고 있다고 판단하며 불안감을 금리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국채 매도로 이어져 금리 폭등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정책 당국이 원칙을 저버리면서까지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막으려 하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및 건설업에 대한 과도한 경제 의존도에 있습니다.
2024년 말 기준 가계 부채와 부동산 PF 대출을 합친 부동산 관련 신용 잔액이 전체 민간 신용의 거의 50%에 육박하는 비정상적인 수치를 보입니다. 이는 한국 경제가 부동산이라는 단 하나의 엔진에만 의존해 항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엔진이 멈추면 침몰할 수 있다는 공포가 경제 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정치권과 정책 당국은 부동산 가격 하락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마저 약화되어 물가 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기 쉬운 구조가 되어 버렸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보다 더 심각한 금융 위기를 겪었던 나라들은 배드뱅크를 통한 급진적 수술로 살아남았습니다. 1990년대 초 스웨덴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은 배드뱅크를 도입하여 금융권 곳곳에 흩어진 부실 자산을 한 곳에 모아 격리하고 시장가 기준으로 평가해 빠르게 정리했습니다. 비록 초기에는 고통이 따랐지만, 금융 시스템을 단기간에 정상화시키고 최종적으로는 정부가 이익을 보고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처방이 정치·사회적 비용을 감내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 의문이 남습니다.
2026년 생존 전략과 경제 계기판 모니터링
현재의 금리 급등은 거대한 위기의 예고편에 불과합니다. 2026년을 대비하는 생존 매뉴얼로서 개인 각자가 경제 상황을 판단하고 대비할 수 있는 다섯 가지 핵심 계기판을 주시해야 합니다.
첫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위험의 예고편입니다. 현재 3%대 중반인 이 금리가 4%를 향해 치솟기 시작한다면 내부 시스템의 균열이 심각하다는 첫 번째 경고등으로 보고 방어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둘째, 원달러 환율은 위험의 신호탄입니다. 한 나라의 내부 문제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하면 외국인 자본이 이탈하며 원화 가치가 폭락하고 환율이 치솟게 됩니다. 1,470원을 넘어 1,500원을 위협한다면 국제적인 금융 위기로 번지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입니다.
셋째, 외환 보유고 급감은 방어선의 체력을 보여줍니다. 환율 폭등 시 한국은행이 원화 가치 방어를 위해 달러를 풀면 외환 보유고가 빠르게 소진됩니다. 현재 약 4,300억 달러 수준의 외환 보유고가 급격하게 줄어든다면 방어선의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위험 신호입니다. 넷째, PF 대출 연체율은 문제의 근원인 뇌관의 온도를 나타냅니다. 특히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등 취약 업권의 연체율을 주시해야 합니다. 만약 일부 취약 사업장들의 실질 연체율이 10% 안팎까지 치솟는다면 내부 폭탄이 터지기 직전이라는 신호입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채권 주식 순매수 동향은 가장 똑똑한 돈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주식과 채권을 한 달에 수조 원씩 꾸준히 팔아치우고 있다면, 이는 그들이 우리보다 먼저 위기를 감지하고 탈출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이 다섯 가지 계기판이 모두 빨간 불을 깜빡이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위험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달러나 금과 같은 안전 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하는 시기입니다.
정부 또한 자기 자본 비율을 높이는 등 PF 구조 개선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얼마나 빠르고 강력하게 이루어지는지 지켜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계기판은 미래를 100% 예측하는 수정 구슬은 아니지만, 우리를 경제 위기 속에서 길을 잃은 희생자가 아니라 스스로 경로를 수정하는 현명한 운전자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위기는 파괴의 얼굴을 하고 찾아오지만 그 이면에는 부실을 정리하고 건강한 자산이 제값을 받는 기회의 얼굴 또한 숨어 있습니다.
유동성 공급에도 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을 구조적 위기로 해석한 분석은 설득력이 있지만, 위기의 책임을 중앙은행과 정책 당국의 도덕적 해이에 과도하게 집중하여 글로벌 금리 환경과 경기 둔화 요인은 상대적으로 단순화되었습니다. 배드뱅크 같은 처방은 이론적으로 타당하나 현실적 정치·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때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경제 계기판을 통한 생존 전략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lwB6c8d2eKs
